본문 바로가기

my view & mind

세가지 잡담 - 싸이월드, 동영상, 회원 탈퇴

예전에 메모해 두었던 몇가지 생각들

생각 1

예전에 한동안 싸이월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내가 싸이월드를 사용하는가, 사용하지 않는가'와 같은 사실과 상관없이 왠지 못마땅했다. 딱 하나를 꼬집을 수도 없고 정확하지도 않지만 그 중엔 사실 다음과 같은 느낌들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1) 마치 예전에 짝사랑하던 여인이 내가 좋아했던 모습을 버리고 내가 의도하지 않던 모습을 보여줬을 때 느끼는 배신감과 비슷한 느낌

(2) 소수만 알고 있던 너무나도 내 취향인 뮤지션이 갑자기 범국민적 스타가 되었을 때의 왠지 모를 서운한 느낌

(3) 나는 성문종합영어 보고 있는데 누가 맨투맨 기본 본다고 할 때 느껴지는 우월감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런 웃기고도 못마땅한 생각들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신기하다. 무슨 마법의 물이라도 마신 걸까?

결국은 이러한 서비스들이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호불호의 문제이며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싸이월드(와 싸이월드 유저들)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다른 곳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걸 그리고 싸이월드라는 서비스가 가진 고유한 장점들을 느끼게 되었다.

생각 2

어느날 문득, 자연스레, 바야흐로 동영상의 시대가 되었음을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치있는 문체로 된 유머들과 합성이네 뽀샵질이네 하면서 사진 혹은 그림들을 올려놓고 즐거워 했었는데 이젠 동영상을 올려놓고 즐기고 있다. 물론 여전히 문자와 그래픽/사진의 즐거움도 함께 느끼지만 동영상의 비중도 무시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재밌는(?) 게 두가지 있다.

(1) 동영상을 보며 즐거워하는데 큰 이유 중의 하나로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이전의 영상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이 크다. 오래된 뮤직비디오, 보지 못했던 TV 방영분 같은 것들. 세상은 넓고 보지 못한 동영상은 그보다 더 많다.

(2) 내가 가진 동영상 자료를 동영상 서비스 하는 곳에 올려도 결국 그건 백업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화질의 동영상이 가장 좋은 예라고나 할까?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에 내 자료를 올려도 원본은 원본대로 여전히 가지고 있어야 하고, 자료를 변환하는데 걸리는 노력과 시간은 크게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생각 3

"쇼핑 사이트나 게임 사이트 등에서 탈퇴할 때 이제까지 자신이 적었던 글들을 모두 삭제한 다음 탈퇴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걸 실천에 옮긴지 몇차례 된다. 물론 내가 적었던 글들을 모두 찾아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 그런 곳에 무언가를 적거나 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규모의 측면이나 상업적인 측면에서 위의 온라인 서비스들과는 성격이 약간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탈퇴할 때도 자신이 적은 글을 모두 삭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몇 개 읽게 되었다.

음… 맞는 말이야. 구글신이 지켜보고 있고, 인터넷 아카이브 (archive.org)의 웨이백 머신이 숨쉬고 있는 시대에서는 정말 그럴 법한 이야기이다. 먼 훗날 사람들에게 내 글이 공개되길 바라는 내 의지를 접었을 때에도 여전히 검색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오싹하게 다가온다.

그런 면에서 새삼 싸이월드와 같은 폐쇄성이 오히려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서운 사람들, 혹시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관련 링크 ('싸이월드 탈퇴'라는 검색어로 들어오시는 분들을 위해)

싸이월드 헬프데스크 - 회원탈퇴는 어떻게 하나요?
싸이월드 회원탈퇴 페이지 (로그인 한 다음에 이 주소로 들어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