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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conversation

어떤 인연

누나네 집 아이들은 모두 셋, 그리고 모두 여자 아이들. 그 중에 둘째는 올해 다섯살. 모두 날 잘 따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날 가장 좋아하는 아이.

신기하게도 이 둘째 조카를 보면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느껴지는 게 있는데, 날이 어느 정도 풀린 지난 겨울 어느날, 둘째 조카가 뛰는 뒷모습을 보며 누나에게 "난 쟤가 뛰는 뒷모습을 보면 뭔가 가슴 속이 아련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어, 신기해." 라고 했더니, 누나 왈, "너희 둘 무슨 전생에 가슴 아프게 헤어진 연인 사이냐?" 라며 웃었다.

몇 달 전, 우린 이런 대화를 하고 나서 친해졌다.

승연 : (내 무릎에 앉아 나와 장난을 좀 치다가) 삼촌, 삼촌 눈에는 뭐가 있어요?
나 : 글쎄...? 뭐가 있을까?
승연 : 삼촌 눈에는 뭐가 있냐고요.
나 : 모르겠는데? 승연이는 알아?
승연 : (고개를 끄덕거린다)
나 : 뭐가 있는데?
승연 :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내 눈을 잠시 자세히 바라보더니) 삼촌 눈에는 승연이가 있네?

물론 우리 둘은 그 이후로 "삼촌 눈에는 뭐가 있어요? / 승연이", "승연이 눈에는 뭐가 있어? / 삼촌" 놀이를 종종 한다.


for The Seven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