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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두서없는 잡담 : 건강한 혹은(그리고) 투명한 의도들



Jobs' interview @ D8 with Mossberg & Swisher (part 4)


Jobs' interview @ D8 with Mossberg & Swisher (part 5)


스위셔 : 태블릿의 방향은 뭘까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 중의 상당수가 태블릿이 저널리즘을 구할 거라는 건데요, 알다시피 당신이 출판업자들을 만나면서 태블릿이 저널리즘의 희망이 될 거란 이야기를 한다는 많은 얘기들이 있는데요, 이게 당신의 목적인가요 아니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인가요 아니면 단지 잡지들이 태블릿에서 예쁘게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잡스 : 우리는 많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제 강한 믿음 중의 하나는 모든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건강한 출판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널리즘의 다양성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즈, 월 스트리트 저널 같은 출판물들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사업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몇몇은 정말 위험한 상태죠. 

그리고 잡지들보다 신문사들 중의 몇몇은, 뉴스를 모으고 편집하는 단체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우리들이 (언론으로부터) 블로거들의 왕국으로 추락하는 걸 보기 원치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이런 편집권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우리가 뉴욕 타임즈나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그리고 어떤 언론사들이 표현수단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그래서 그들이 사람들에게 기사를 팔고 어떤 손상도 없이 계속해서 언론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면 저는 모든 걸 다 할 거예요.


스위셔 : 사람들이 정말 그런 방향으로 이동할 거라고,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잡스 : 우리는 모두 그렇게 변할 거고... 그게 지금 그들이 곤경에 빠진 이유죠. 우리가 해야하는 건 이렇게 어렵게 만든 컨텐츠에 대해 사람들이 돈을 내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거고 그래서  태블릿들은 단순한 웹페이지들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줄 거고, 사람들이 그 가치에 대해 돈을 지불하기 시작할 거라는 거죠.

제가 그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는 논리는, 저도 무엇이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큰 컨텐츠 사업자로서 말할 수 있는 건, 애플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규모를 위해서 공격적인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우리에게는 통했습니다. 

우리가 그런 정책을 덜 시도할 수록 성공은 희박해졌죠. 저는 출판/언론인들이 전통적으로 인쇄물에 대해 돈을 버는 것보다는 조금 더 공세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왜냐면 (태블릿을 이용한다면) 그들은 출판이나 배달에 드는 비용이 들지 않을테니 규모를 위해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을 매길 수 있을테니까요. 왜냐면 제 생각에는 사람들은 컨텐츠를 위해 기꺼이 돈을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음악이나 미디어가 성공할 거라고 믿었고, 뉴스 컨텐츠도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part 4의 9분 5초 경부터 part 5의 2분 30초 경까지의 내용)


작년 (2010년)에 건강이 악화된 잡스가 D8에 나와서 한 이야기를 새삼 떠올려 봅니다.

#1

삼성이 스스로를 대항마로 포지셔닝하고 따라잡고 싶어하는 애플의 수장이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와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건강한 출판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위의 인터뷰에서 가리키는 출판이라는 건 당연히 언론을 이야기하는 거죠. 공적인 매체로서의 언론. 뉴스를 수집하고, 뉴스를 구성하고, 논평을 할 능력을 가진 조직들.

잡스가 아이팟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오픈하기 전에 음반사들을 찾아다녔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잡스의 현실왜곡장이 펼쳐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정말로 음악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전달되었겠죠, 아마도. 사업적으로 어떤 꽁수가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미술품을 팔아주겠다든가, 어떤 다른 사업을 패키지로 넘긴다던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죠.

우리나라는 지금도 MBC 낙하산이니 ytn 파면기자니 언론장악이니 어쩌고 하는데, 아이패드라는 하드웨어와 갤럭시 탭의 하드웨어에 대해서만 갑론을박이 벌어지는데 저런 이야기들이 과연 무엇에 쓸모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 살 때의 기준으로 dmb가 나오냐 안나오냐를 주요 포인트로 제시했던 게 유독 생각납니다.

#2

우리나라에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성공시킨 애플과 잡스가 성공을 통해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은 것과는 상당히 반대라고 볼 수 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국내의 온라인 음원 유통시장을 결국 이통사들이 접수한 거죠. 국내의 음악 시장이라는 건 이미 이통사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1978년 설립된 서울음반은 2005년 로엔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변경되면서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인수되었죠. 로엔 엔터테인먼트는 아이유의 소속사로 유명하죠. 그리고 이 로엔 엔터테인먼트는 SK텔레콤의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JYP 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바로 로엔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역시 유명했던 도레미 미디어는 KT뮤직으로 이름이 변경되어 2007년에 KT 계열사가 됩니다. 물론 KT의 음원사이트 도시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룹 부활은 KT뮤직 소속이고 KT뮤직의 사외이사 중에는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님이 계시죠. 

제가 보기엔 우리나라에서 음반업계란 이동통신업계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음반업계와 이동통신사가 갈등이니 뭐니 하는 기사들을 보면 참 재밌습니다. 애초에 싸움이 될 수 없는 관계인데... 애초에 이통사에게 유리하게 판이 짜여져 있는 거죠. SK텔레콤이 선두에 나서 소리바다를 끝장내버린 이후로 말이죠.

여기서 문제 - 국내 디지털 음원 유통과 관련된 회사들은 음악 관련 창작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더 고민할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아니아니, 이통사의 이익을 더하기 위해 더 고민할까요?

#3

잡스는 위에서와 같이 종종 블로그를 싫어하는 표현을 씁니다. 물론 기즈모도와 같이 적극적으로 애플을 귀찮게 하는 블로그 미디어 때문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잡스의 성격상 정제되고 편집된 정보를 선호하는 취향일 것이라 어느 정도 짐작도 갑니다. (이런 잡스가 민주당 지지자라죠; )

하지만 중요한 건 미국의 블로그와 우리나라의 블로그는 사정이 아주 다르다는 점입니다. 테크크런치니 인가젯이니 허핑턴포스트니 하는 블로그 기반 미디어들이 승승장구하며 - 적어도 온라인에서는 - 기존의 언론과 미디어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른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의 블로그는 한번도 제대로 피지 못한 꽃입니다. 그 위상이 하늘과 땅 차이죠.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블로그로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있고, 블로그로 권위를 얻은 사람도 있고, 블로그로 돈을 번 짭짤하게 장사를 잘한 포털들도 있긴 합니다만, 블로그 자체가 미디어로 진행된 일은 없죠. 음악과 비슷하게도 블로그 혹은 온라인 쪽에서도 역시 전통의 대기업들이 재미를 보고 있죠. 블로그는 기존 미디어와 회사의 2중대 역할 정도 밖에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거죠.

전지전능 옴니아2를 열심히 홍보했던 온라인 마케팅은 블로그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네이버 블로그로 열심히 사람들을 끌어모아 트래픽을 늘렸으면서 정작 블로그에서 홍보를 하면 제재를 가했던 nhn은 네이버 초기화면 광고비용과 검색결과를 무시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검색결과 화면의 광고로 돈을 쓸어담고 있죠.

#4

두서없는 이야기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기 전에 대략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일단은 언론의 컨텐츠 관리입니다. 컨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이 가장 컨텐츠에 대해 많이 고심하고 시도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모두가 돈이 되느냐 안되느냐로 기사의 가치를 따지고 있는 시절이예요. 그게 기사든, 뉴스든, 컬럼이든 간에. 당장 돈이 안되면 안하는 게 맞는 시절입니다. 두 가지 펙터가 등장하죠. "당장"과 "돈". 다들 돈에 너무 집착하고 있어요.

이거 누구 때문입니까. 쥐그림 좀 그렸다고 아이들의 꿈을 앗아갔다느니 어쨌다느니 하는 저열한 정부 탓입니까? 아니면 518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모임에 참석한 이재오, 원희룡 탓인가요? 아니면 제 탓입니까? 아니면 우리 모두의 탓인가요? 사실, 모두의 잘못인 경우가 최악의 경우죠. 변화하기 가장 힘든 상황이니까요.

그리고 방향성이죠. 우리는, 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일을 많이 하고, 적게 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 판단이 명확하지 않으면 발걸음을 앞으로 떼지 말고 가만히 멈춰있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면서 혹은 다른 누군가를 지원하면서 스스로는 잠시 멈추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어디인지는 중요치 않고 달려나가야 하는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그걸 벗어나는 건 쉽지 않죠. 우리 모두가 달려가고 있으니까요. Think Different? Think Different For Money 가 아니라면 개나 줘야 하는 시절이죠.

그러고 보니 결론은 D8 을 보면서 부럽다....는 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또 나중에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