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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짧게: 페이스북의 새로운 메시징 시스템 설명을 보고


지난 밤에 페이스북의 새로운 메시징 시스템이 발표되었더군요. 전통적인 방식의 이메일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시간성이 강화된 소셜 메시징 서비스 정도로 표현 가능한 서비스인 듯 합니다.

페이스북 블로그에 올라온 See the Messages that Matter란 글을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 되어 있군요.

- Seamless Messaging
- Conversation History
- Social Inbox
- (The Next Generation)


이걸 보니 딱 세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 아직 실체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듯?

서비스명을 단순히 메시지 (Messages)라고 명명한 걸 보면 향후 적용되는 걸 더 봐야 서비스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화, 메시지의 실시간성에 주목한 네이밍이라고 볼 수도 있고, 뭔가 특이한 이름을 짓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겠고.

일단 당장은 지메일을 비롯한 기존의 메일 (메시징) 서비스를 염두해 두고 대화와 메시지라는 것을 부각시킨 것 같은 느낌이예요.

* 페이스북 사용자의 연령대가 낮으면 낮을 수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 처음부터 페이스북 메일을 만들어 사용할테니까요.

둘째, 지메일 킬러가 아니라 트위터 킬러 아닌가?

제 생각에, 현재 seamless messaging 과 관련하여 가장 큰 소셜 서비스는 트위터입니다. 웹은 기본이고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죠. 앱도 많이 나와 있고요. 게다가 이미 DM 을 통한 (기존의 메일과 같은) 인박스 기능도 구현이 되어 있죠. 단, 트위터는 대화를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전체적인 메시징 백업도 안되죠.

이렇듯 트위터의 장단점은 페이스북 메시지가 꼽은 기능들과 거의 겹치죠. 즉, 지메일과 경쟁할 게 아닌 것 같은데 왜 지메일 킬러라고 이름이 났을까요? 트위터는 아직 급이 떨어져서?

* 사실 지메일과 스마트폰이 만나면 seamless messaging 도 가능하고, conversation history 도 가능하고, inbox 는 원래 가능하고. 단지 소셜 기능만 없을 뿐이죠. (그래서, 구글은 버즈를 갖다 붙였지만 현재까지는 성과가 미미)

셋째, 일본의 휴대전화 메일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발표된 내용으로만 보면 페이스북 메시지는 트위터와 더욱 유사한 형태라고 보이긴 하지만, 세간의 평가대로 메일 시스템을 대체하는 서비스라고 봤을 때 생각났던 서비스가 있는데 바로 일본의 휴대전화 메일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일본은 휴대 전화 메시지를 문자를 사용해 보내지 않고 메일을 사용해 보내죠. (c-mail 이니, e-mail 이니 하는 개념이 존재하죠) 통신사 도메인의 이메일 주소를 부여 받아 그걸로 대화를 하고요. 전화번호는 몰라도 이메일 주소로 통신 가능한 문자 시스템.

즉, 가장 많이 들고 다니는 기기를 통해 seamless messaging 환경을 구축하는데, 아이디 혹은 메일 주소를 통해서 대화가 가능하고, 추가된 게 하나 있다면 기존의 페이스북 시스템과 연동을 시킨다는 것 정도?

제가 생각하기엔 - 물론 지금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지메일 킬러라기 보다는 페이스북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수단을 (마치 게임처럼) 한 가지 더 늘린 것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페이스북은 객체로서 서로 통신하는 구조를 가진 인터넷을 잠식해가는 단일 플랫폼 서비스이니, 그 안에서 놀 게 많으면 많을 수록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좋은 걸테니까요. 

사적인 관계를 적절히 노출시키는 것[각주:1], 사적인 생활들을 노출시켜 대화를 유도하는 것[각주:2]에 이어 이제 페이스북은 사적인 대화를  적절히 노출시키는 것에 도전하는군요. 소셜 서비스 구글 버즈를 시도 했다가 욕을 먹은 구글의 경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 같긴 해요. 이미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사생활 노출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을테니까요. :-)



  1. 반면에 싸이월드는 사적인 관계가 노출'당하는' 서비스였죠. [본문으로]
  2. 기존의 많은 서비스들은 컨텐츠 위주로 모았다면, 페이스북은 시시덕거리는 생활 자체가 중요한 컨텐츠이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