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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안철수 소동이 보여준 것?

언론에서도 소셜 서비스에서도 안철수 돌풍이 거셉니다. 심지어는 주식 시장에서도 돌풍이'었'지요. 5살훈이는 잊혀진지 오래고, 심지어는 피의사실을 실실 흘린다고 요실검이라는 별명이 붙은 검찰의 곽노현 수사 마저도 살짝 덮을 정도였으니까요.

이 와중에 안철수 인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의 주식이 상종가라는 이야기는 참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 같아요. 짧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별로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이라는 거죠.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소동과 사람들의 열렬한 반응에 대해 언론이 주로 사용하는 어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 것' 정도로 요약되는 것 같아요. 뭔가 두루뭉술 하죠. 하긴, 자세하게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소동이었습니다. 출마 소문부터 출마를 접고 박원순을 밀어주겠다며 소문을 일단락시키기 까지 고작 일주일 정도였으니까요.

이쯤에서 안철수연구소 주가 상승보다 더욱 웃겼던 건 대권후보 여론조사로 안철수와 박근혜를 붙였더니 안철수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라는 기사였습니다.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유재석 vs. 박근혜였으면 결과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정책, 어떤 행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작 유명세로 대통령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따지는 수준이잖아요.

어쨌든 저도 제 나름대로 이번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소동을 한 줄로 정리해 봤습니다. 당연히 제가 바라보는 관점일 뿐이죠.


한나라당을 공개적으로, 전면으로 부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보수가 나타났다.


그렇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오랫동안 교묘하게 보수 코스프레 중인 한나라당과 지들이 진보인 줄로 착각하는 민주당 양쪽을 모두 엿먹인 의의라 생각해요. 물론 안철수는 내내 자신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고, 정치는 하기 싫고 행정을 하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지만 말이죠. (그런 말은 가카도 했어요)

그렇다고 이 소동이 한나라당을 적당히 요동시키거나 한나라당과 기독당과의 연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기회로 이어질 것 같진 않아요. 민주당도 '와- 지지율 50%짜리가 스스로 죽었네- 이제 야권 단일화해서 우리가 서울시장 먹자-' 여전히 이럴 것 같고요. (그 와중에 진보신당은 통합도 반대하고 노심조 통합파는 탈당한다고 하니 한숨 나오고요 ㅠ.ㅠ)

어쨌든 이번 일로 뭔가 커다란 변화를 문틈으로 살짝 본 기분입니다. 그 문이 언제 열릴지, 과연 열릴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