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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잡담: 블로거 혹은 사람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잖아요.

자유주의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원리 또는 정부형태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 법치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체제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헌법은 기본권, 법 앞에서의 평등, 재산권, 사생활 보호권, 적법절차의 원리,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을 보장한다. 민주적인 선거 절차와 의회 제도를 갖춤으로써 다수가 그 정치적 의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한편, 핵심적인 권리의 헌법적 보장을 통하여 다수의 횡포에 의해 소수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을 제어한다.

from 위키백과 - 자유민주주의

법 앞에서의 평등,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사생활 보호권 등이 엄연히 자유민주주의라는 개념에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사실 그렇지 않은 면을 가지고 있죠.

굉장히 작은, 상식적인 이야기들이 떠올랐는데, 이런 거예요.

제 머리 속에는 정치에 대해 전문가인 블로거가 탈세를 저질렀다는 게 밝혀지면 구속이 되는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인이 탈세를 저지르면 구속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는 인식이 들어있습니다. 경제에 대해 좀 안다고 깝치는(^^) 인터넷 논객은 구속이 되지만 대놓고 거짓과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인과 기자들은 구속이 안될 거라는 인식이 들어있습니다. 현실이 그러니까요.

각종 불법을 저지르고도 별다른 이유 없이 벌을 감면 받는 사람들이나 회사들이 있잖아요. 사회에 공헌한 바가 커서 어쩌고저쩌고 감형한다 어쩐다 뭐 이런 판결들 있잖아요. 사면도 빨리 시켜주고, 아예 무죄로 끝나기도 하고요.

그들은 과연 여느 블로거 혹은 저와 법 앞에서 평등할까요?

심지어 요즘 분위기는 좀 더 심하죠. 국위선양을 한 스포츠 스타나 예술가들은 대중들이 먼저 실수를 용서하고 포용하려는 분위기잖아요. '맘에 드는 사람들은 좀 그래도 돼', '잘 했던 사람은 좀 용서해.' 이런 게 느껴진달까요? 이런 거 말고도 사회생활 하다보면 나이 가지고 또 뭐라고들 하는 경우도 있죠. 나이가 많으면 반말 좀 할 수 있고, 권위도 좀 세울 수 있고 말이죠.

지위 앞에서, 돈 앞에서, 권력 앞에서 법은 평등하지 않을 뿐더러 세상 사람들까지도 그 차별을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넉넉한 사회라는 것이 차별과 불평등을 용납하는 사회가 아닐텐데 말이죠.

저는 사실 블로거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요, (왜냐면 블로거라는 게 내가 꼭 뭐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거든요. 사실은 대단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하지만 블로거는 왠지 평등한 거 같아요.

그냥 하고 싶은 말 적고, 모으고 싶은 정보 모으고, 알려주고 싶은 소식 알려주고, 같이 듣고 싶은 음악 있으면 모여서 함께 듣고...

물론 그 안에는 다양한 분야에 내공이 상당한 고수도 있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도 있고, 이것저것 잘 모르는 뉴비도 있고 그러지만 그렇다고 대우를 다르게 받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대우를 다르게 하면, 차별을 하면 이상하죠.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등하지' 같은 문장은 왠지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은 것 같은데, '블로거는 누구나 평등하지' 라는 문장은 아직은 깨지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현실에서는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데, 네트에서나마 왠지 상식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위안이면서 씁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