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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이동 중에 하는 잡담: 블로그, 마케팅, 미디어

TNM과 TNM 소속(?) 블로거들이 비판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몇몇 블로거들이 작정하고 플레임 워를 일으키고 있어서 한동안 잠잠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삼성이라는 기업도 끼어있고)


공간의 문제

신문이나 잡지에도, 심지어 라디오와 TV에도 광고는 존재한다. 상업 미디어가 아니어도 광고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광고를 광고로 이해한다. (물론 그러지 못한 사람들, 광고든 아니든 관계 없다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빅뱅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폰을 산다든지, 17차를 먹으면 전지현처럼 날씬/섹시해질 것이라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삼성의 햅틱2 혹은 T옴니아 광고 (혹은 삼성이 스폰을 댄 리뷰)가 보통 블로그의 글 (post, article)이 보이는 공간 이외의 공간에 보였다면 지금과 같은 플레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

사람들은 씨네21에 실리는 양담배 광고에는 비난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LG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싣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소개 기사에는 '뭐야, 완전히 광고잖아' 라며 한마디씩 한다. 기사가 있어야 할 공간에 기사스러운 광고 혹은 기사의 가치가 없는 기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도 평상시 '파워블로거의 온라인 자아가 느껴지는 글들'이 있던 공간에 다소 뜬금없는 리뷰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블로그스러운 컨텐츠의 부재

솔직히 개인적으로 햅틱2와 T옴니아 리뷰들을 보면서 느낀 건 2가지이다.

1. 자기 돈 내고 T옴니아 사용 리뷰 올리는 블로거는 바보다.
2. 나름대로 수준있는 (혹은 영향력있는 혹은 파워) 블로거라는 분들의 리뷰치고는 수준 미달이다.

TNM이 진행한 이 2건의 캠페인에는 블로거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글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블로거만의 특징이란? 블로거 개인의 생활이 느껴지는 글, 블로거들 특유의 매니악한 (오타쿠스러운) 글이 없었다는 거다.

광고주인 삼성의 주문 (예를 들어 보통 사람들도 알기 쉽게 써달라든지, 글마다 사진이나 캡쳐를 어느 정도 넣어달라든지)이 있었다거나 TNM의 부탁 (명확한 표현을 쓴다든지, 몇 건 이상의 포스팅을 해달라든지)이 있지 않았나 아니 그 이상의 가이드라인이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리뷰가 대부분이다. 그 다양한 파워블로거들의 개성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패널선정의 오류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리뷰를 생산하려면 하드웨어/IT가젯 전문 블로거들에게만 글을 쓰게 하는 게 나았을 것도 같다.

하다 못해 인터넷 서비스를 테마로 하는 블로그라면 해당 제품으로 여러 인터넷 서비스를 돌아다녀 본다든지, 스포츠 블로그라면 경기장 가서 글을 쓴다든지 해야할 것 같은데 일정관리 혹은 메일 세팅, 데이터 이동 등 정도의 리뷰글만 많다. 파워블로거 리뷰가 아니라 그냥 직장인 리뷰라고 해야할 정도로.


방구석 미디어

다시 광고냐 아니냐로 돌아와서 TNM은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새로운 미디어다. 그게 광고 미디어든, 컨텐츠 미디어든 간에.

개인적으로 미디어로서의 가치가 가장 높은 글 (로 대표되는 모든 컨텐츠)는 직접 조사하고, 탐사하고, 체험해서 만들어낸 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TNM 소속(?) 블로그 구성을 보면 그 반대의 글을 생산하는 블로그의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 같아서 조금 우려스럽다.

이를테면, 해외 유명 IT 블로그의 글을 번역하는 수준에 그친다든지, 기존 미디어와 유사한 톤과 관점에 머문다든지, 대중적인 소재를 직접 발로 뛰지도 않고 심화시키는 노력도 없이 글을 적는다든지 하는 블로그들이 많아질 것 같다는 거다.

그런 속보성 글과 대중적인 글, 안전한 글들이 안정적인 트래픽 확대와 호의적인 반응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게 새로 시작하는 미디어 회사에게는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 중 하나일 것도 같고. (문득 최근 연예 프로그램 관련 기사 아래 '또 낚였다', '기자님 독후감은 미니홈피에 쓰세요.', '요즘 기자는 방구석에서 기사를 쓰네 ㅉㅉ' 등의 댓글이 달리는 게 생각난다)


TNM의 대응

TNM이 지향하는 미디어성은 적어도 오마이뉴스가 실험했고 지향했던 형태는 아닌 것 같다. 뭐랄까, 기존 미디어를 그대로 흉내내는 전략, 프로슈머 영역의 장악 정도? 안전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좀 더 심해진다면 온라인 광고를 수주받기 위해 글을 생산한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다는 뜻. (이번 플레임이 좋은 예다)

블로그들을 미디어로 묶고 미디어로서의 힘을 키워가는 게 TNM의 목표 중의 하나라면 지금의 TNM 관련 블로거들에 대한 비난은 TNM이 나서서 진화를 시켜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들이 더욱 과감하고 솔직한 글들을 쏟아낼 수 있게 해주는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