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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잡담: 2mb, 쇠고기, 촛불 그리고 minerva

네르바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는데, 긴급체포를 했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입니다.

이상해요. 분명 만수씨는 미네르바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던 것 같은데, 잡고 나서는 전문대 어쩌고 하면서 학벌로 깔아뭉개며 그 지위를 깎아 내리려 하는 게 그 새 숨 좀 쉴 만해졌나 보다 싶단 말이죠.

검찰이 정부를 바보로 만들기 위해 미네르바를 서둘러 긴급체포를 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미련하다고 할 수도 없을 만큼 2mb 정부는 이상하죠. 지난 여름에는 유모차 끄는 어머니에게 물대포를 들이대는가 하면, 이번에는 게시판에 글 좀 썼다고 긴급체포를 하다뇨. (혹시 병정놀이 즐기는 고얌? 뿌우 >.<)

러고 보니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일어났을 때와 지금의 상황에는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할 때도 처음에는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미국의 이익을 우선 배려하고 챙겨주는 멍청한 외교에 화가 나서 촛불을 들다가 아예 2mb 정부에 대한 반발이 주를 이뤘고, 그 과정에서 광우병 팩트는 갑자기 믿음의 영역으로 가버렸죠. 이 때 정부는 재빨리 '잘못된 정보 때문에 너네가 그러는 거야'라고 선을 긋고 문제를 강제로 해결시켜 버렸고 시민들은 뿔뿔히 흩어졌잖아요?

미네르바가 이전에 아무리 맞는 말을 했든 어찌되었든 '거짓말을 유통시킨 건 사실이지 않느냐'는 논리로 잡아들였잖아요. 결국 '그의 말에 거짓이 있었는가/없었는가'의 문제로 치환시켜서 해결하려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또 여기에 말리고 있고요.

2mb 정부가 무서워져 버린 이유는 '우리는 좀 무능한 건 사실이지만 우국충정을 위해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이다'로 그들의 포지셔닝을 해나가기 때문입니다.

'너네 (국민들) 아직도 먹고 살기 힘들지? 우리가 삽질을 좀 하긴 할 건데, 이게 다 너네를 위한 거고 그래도 결국엔 쪼금은 나아질 거야'식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고, 이게 점점 더 먹히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것 역시 시민들이 '멍청하면 손을 놔야지/열심히 한다는데 좀 놔둬봐' 의 논쟁으로 말리고 있다는 거죠. 강부자에, 영어 몰입 교육에, 공기업 낙하산에, 방송장악에, 종부세에... 그들이 열심히 경제를 살리려고 하는 게 아니고, 시민들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시민들은 '쯧쯧, 멍청한 정부 같으니라고' 같은 비아냥만 늘어놓고 말잖아요.

아, 정말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략입니다. 멍청함에 포지셔닝을 하는 정부. 그리고 거기에 말려드는 시민들.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