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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view & mind

잡담: KTF SHOW의 무료 컨텐츠 전략

예전부터 KTF SHOW와 SKT의 광고는 그 지향점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SKT의 경우는 무언가 서비스를 사용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컨셉이고 KTF의 SHOW는 할인 혹은 공짜를 강조하는 느낌이라는 거죠. 특히 무가지에 하는 박스 광고를 보며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얼마 전에 극장에서 부터 시작했다가 최근에는 TV에도 방영되는 KTF의 광고가 있습니다. 한 커플이 렌트카를 싼 값에 빌렸는데 안전벨트부터 와이퍼 등 심지어 브레이크까지 각종 기능들에 대해 일일이 추가요금을 내야만 하는 그 광고 말이죠.

원래 그 광고는 이통사들이 데이터 정액 요금을 통해 고객들로 하여금 데이터 통화료를 내지 않는다고 하면서 사실 정보이용료를 야금야금 받는 그런 상황을 비유하는 의도를 가졌을 것입니다. 반면 KTF의 SHOW를 사용하면 단돈 만원만 내면 데이터 통화료도 무료고 (10가지 컨텐츠에 대해서) 정보이용료도 무료라는 거죠. (쇼 데이터 완전자유 요금제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광고가 불편했습니다. 정보이용료는 바로 컨텐츠에 부과되는 컨텐츠 사용 요금인데 언제까지 컨텐츠가 무료이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 컨텐츠들이 KTF 것은 아닐 테고 중소 컨텐츠 제공업체들이 그 프로모션에 동원되었을 거란 거죠.

플랫폼이 있어야 컨텐츠도 있는 거니까 목표를 위해서는 컨텐츠가 희생(?)해야 하는 걸까요? 웹하드 업체들은 점점 늘어갈 정도로 수익을 내는 사이트가 늘어가지만 DVD 업체는 음반사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사는 망해가고 있죠.

사실 모바일 관련 요금들은 비싼 게 사실입니다. 통화료도 그렇고 정보이용료도 그렇죠. 하지만 그렇다고 무료 컨텐츠만이 대안이라는 발상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유무료는 컨텐츠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 플랫폼 제공업체가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컨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대기업처럼 힘을 가지고 있어서 업체 대 업체로 딜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해외에서는 아이폰 어플 iFart에 대한 애플의 참견이 논란이 된 것이 당연한데 우리나라의 모바일 환경에서는 그 반대가 당연하죠.

이야기가 좀 샜지만 그 광고를 보며 문득 - 사용자들이 컨텐츠를 혹은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든 유료로 사용하든 창작자들에게는 무언가 대가가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거죠. 그게 사용료로 충당되든 투자비(스폰서 비용)로 충당되든 말이죠.

시간이 흐를 수록 결국 플랫폼을 장악한 자들 (이통사, 포털 서비스, 출판사, 극장 등),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일부만이 살아남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