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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n Sydney/2004년 6월

meet pie

'아침형 인간으로 전환'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일찍 자면 꼭 6시, 7시쯤 깬다. 그럼 갈등한다. 아, 좀 더 자야하나... 아직은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일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더 갈등하는 거지. 딱 7시 30분쯤 깬다거나 그러면 그냥 일어날텐데. -_-*

오늘도 아침에 한번 깨었다가,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일주일동안 지친(^^) 몸을 쉬어주느라 다시 눈 붙이고 좀 늦게 일어났더니 다들 어디 나가고 없다. 흠... 쇼핑하러 나갔나보다 하며 아침을 먹으니 다들 돌아왔다. Tessie가 나를 보며 씨익- 웃으며 '드디어, 때가 됐다'고 하길래 뭔 소린가 했더니, 점심거리로 meat pie와 sausage를 사왔다.

내가 도착한 날부터 호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럭비와 meat pie에 대해 이야기했었지. 아침 식사부터 meat pie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했지만, John도 아침부터 먹으라면 자기도 못먹을 것 같다고 한다. 먹어본 결과는? 뭐 썩 나쁘지는 않지만...-_-; 우리나라의 작은 밥공기만한 크기 (높이는 더 납작)만한 크기의 파이 안에 쇠고기를 갈아넣은 넣은 건데 - 좀 느끼하다. 버터 (혹은 식용유 같은?) 냄새 같은 것도 강하진 않지만 은근히-_- 나고, 하나를 다 먹을 때쯤 되니깐 흠... 안 땡긴다. Tessie가 sausage라고 사왔는데, 보니깐 모양만 다르지 (직사각형 길쭉한 모양) 안의 내용물도 거의 비슷하고, 맛도 비슷하다. (난 진짜 소세지인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 다 먹고 하나가 남아서 더 먹으라는데 - 처음으로 거절했다 -_-a.

먹고 잡지를 좀 읽다가 하도 졸려서, High Fidelity를 마저 봤다. 재밌네... John Cusack이야 원래 좋아하고, 그러고 보니 Jack Black이 여기서도 the School of Rock의 조짐이 보였구만.

졸리는 걸 참고, 나가서 저녁 준비 하는 걸 도왔다. (생각보다 일찍부터 하네.) 엇, Virgie도 와있네. (Grace는 장보고 들어올 때 이미 함께 왔었고) 오늘 저녁 메뉴는 noodle이라며 재료를 보여주는데, 당면이다 (중국산). 흠... 그러니깐, '잡채'스러운-_-걸 한다는 이야기겠지? 근데, 당면보고 뭐라고 부르냐니깐 이것도 noodle이란다-_-. 그냥 noodle이 다냐고 하니깐, chinese noodle이란다 -_-. 흠...

재료부터 만지작-_-하면서 만드는 건 처음봤는데, 요리 못하는 내가 봐도 준비과정부터 우리나라와 다른 게 느껴진다. (그네들은 필리핀인이니 같은 아시아권임에도 불구하고.)

당근 - 껍질 벗기고 썬다. 비슷하다. Tessie가 사오는 당근들은 항상 가늘고 길쭉하다.
마늘 - 우리나라 마늘은 껍질색도 진하고, 흙 묻은 상태로도 팔고 그러는데, 여기 마늘은 껍질이 굉장히 하얗네. 우리는 조리할 때 껍질을 다 까고 (손으로, 혹은 칼로 일일이, 깨끗이) 그리고 나서 썰든가 다지든가 하는데, 어라, 그냥 대충 까고 썰면서 저절로 까지는 껍질은 치우고, 아주 조금 남아있는 껍질을 따로 골라내지 않고 그냥 그릇에 담는다.
양파 - 크기가 작다. 오호- 그런데 껍질이 두껍네; 껍질이 두꺼워서 그런지 양파도 그냥 껍질채 썰고, 썰고 나서 껍질을 벗긴다.-_-
새우 - 새우가 생긴 건 같은데 무진장 크네. 굵기가 손가락 2개 정도다. shrimp라고 안하고 뭐라고 한다고 했는데 까먹었다;;; 가만히 구경만 하기 뻘쭘해서 새우 까는 거 도와줬다.
- 우리나라는 콩을 자루(?)채 먹는 요리가 없는데, Tessie는 매번 콩을 재료로 쓸 때마다 자루의 양 끝만 떼어내고 그냥 통째로 쓴다. Tessie는 콩알이 작은 콩만 산다. 콩이 작다고 무슨 콩이냐 그러니, 역시나 그냥 bean이란다. -_-;
- 알다시피, 여기는 고기들을 부위별로 판다. (그건 참 좋은 것 같아. 먹고 싶은 부위만, 필요한 부위만 사면 되니까. 종류가 아주아주 다양하진 않지만; ) 어쨌든 오늘은 닭을 통-으로 사왔는데, 별다른 조리 없이 그냥 끓는 물에 넣고 시작한다. 물론 요리마다 조리법이 다르겠지만, 왠지 단순해보인다. -o-

구경하다가 결국 잠을 못이기고 몇시간 자고 났더니 어느새 요리 완성 ^^. John이 카레를 만들었다. 근데, 카레가 내가 생각하는 카레가 아니네? 밥 같은 거에 비벼먹을 정도가 아니라, 카레 소스에 이것저것 굵직굵직한 게 많이 들어있는 카레. (따라서, 밥을 따로 비며먹을 필요가 없는; ) 그리고, 기대했던 잡채는 맛이 비슷하다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도 같다). 오호- 신기하네. 근데, 밥은 선택사항이고 그냥 당면만 먹네? 흠... 재밌는 건 잡채에 뿌리라고 레몬을 준다. 새우와 레몬은 그림이 그려지는데, 잡채와 레몬은 생소하다. ^^


원래 오늘 Viki의 친구네 집에서 하는 파티에 가기로 했었는데, 그냥 깨끗이 없던 일이 되었다 (Viki는 저녁 먹고 한참 있다가 왔지). 사실 어제 자기 전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필리핀에 사는 Tessie의 자매 (언니인지 동생인지는 못 물어봄)가 갑자기 심장발작을 일으켜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별로 수다스럽지 않은 분위기. 전체적으로 조용-. 지금도 자매가 모여 기도를 하고 있다. (종교가 기독교.) - 쾌유를 빕니다 !!!


John과 Tessie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내일 아침 Bondi Beach에 산책하러 가잔다 - 아침 9시까지 준비하란다. 원래 Tessie가 자기는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그래왔기 때문에 (특히 주말엔 더욱) 내가 '어, 일어날 수 있어요?' 했더니 괜찮단다. 오호-. 오늘은 더 일찍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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