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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 world/and more

구글의 버킷 테스트 결과에 관한 글을 읽고

링크 :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 :: 구글코리아, 한국형 통합검색 수순 밟을까

위 글을 읽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함께 간단하게 적습니다.

떡이떡이님의 글은 구글이 한국식 검색/포털과 비슷한 형태의 검색결과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글입니다. 즉, 검색결과를 색션별로 나눠서 보여주는 건데, 캡쳐한 결과 화면을 보면 일단 웹페이지 - 이미지 - 뉴스 - 블로그 순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느 포탈과 다르지 않군요. 각 업체들마다 차이점이라면 자신들이 미는 섹션을 상위에 배치하는 정도일 뿐이니까요.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에 돈이 되는 각종 광고가 최상단에 위치하고 그 다음에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퍼온 정보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를 배치하고, 일반 웹검색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즉, 한번 네이버로 퍼 날려진 자료는 네이버 안에서 계속해서 돌아갈 뿐이지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로써의 비판이죠.

스폰서들이 줄을 잇습니다

다음도 비슷하고요.


이는 다음이나 엠파스 등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여러가지 서비스를 운영하는 포털이 취하는 당연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사 서비스의 컨텐츠를 우선 보여주고 (물론 그 전에 돈이 되는 광고를 먼저 보여주고), 그리고 나서 다른 웹상의 검색결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거죠.

이러한 검색결과 표현법은 당연히(!) 유저들에게 적절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이러한 검색결과 표현법이란 '검색결과를 섹션별로 구분해 보여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위와 같은 형태라면, 블로그에 아무리 정확한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기존미디어 (신문, 방송 페이지들)보다는 위에 나올 수 없고, 기존미디어의 페이지가 아무리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도 해당 사이트의 카페, 블로그, 지식인 서비스의 글보다는 위에 나올 수 없는 거죠.

예전부터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검색 결과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광고가 제일 위에 나오니 '상업적이어서 싫다'는 게 아니라 (구글도 광고를 하고 있죠) 광고를 제외하더라도 검색의 정확도를 왜곡해 버리는 '섹션별 표현법'이 싫기 때문입니다. 싫은 정도가 아니라 불편하죠. 정확한 결과를 찾을 수가 없으니까요. 책에 담긴 내용이 아무리 검색결과로 정확하더라도, 외부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이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카페나 지식인 글 보다는 위에 나올 수 없으니 결국 유저들은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거죠.

실제로 그런 의미에서 구글 검색을 좋아합니다. 구글 뿐만 아니라 야후! 검색도 마찬가지예요. (야후! 코리아 말고, 야후! 닷컴 말이죠.) 검색 결과의 기본은 전체 웹페이지에 대해 정확도를 기준으로 차례로 리스팅되니까요. (물론 기술력에 따라 검색결과에 차이가 있겠지만요) 구글이 아무리 놀라운 검색결과를 보여준다고 한들 자신들이 인수한 블로거닷컴에 올라오는 글을 검색결과에 먼저 보여주었다면 지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만약 라이브닷컴이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라이브 스페이스의 글들을 제일 먼저 검색결과에 보여준다면 아마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입니다.

구글은 Don't Be Evil이라는 그들의 모토를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비판도 많이 받습니다. 중국 쪽에서의 검색결과 필터링이라든지 하는 문제도 그렇고, 점점 몸집을 키워가며 빅브라더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하지요. 어찌되었건, 한국 내 검색결과를 왜곡시키는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컬라이징도 로컬라이징 나름이죠, 검색의 질을 떨어뜨리는 쪽으로의 로컬라이징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우라면 Don't Be Stupid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