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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harge my life

정서 인식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준 실험

만 6살, 테스트 해 봅시다

정서 인식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준 실험

심리학자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정서 조절 능력에 관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는, 약간의 개인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만 6살이다. 만 6살이 되면 타인의 존재를 고려하면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할 줄 안다. 예를 들어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다는 얘기다. 아래 내용은 만 6살 아동을 대상으로 해볼 수 있는 실험 내용으로 ‘마음의 이론 척도’(scale of theory of mind)와 관련해 미국 미시간대의 헨리 웰먼과 데이비드 리우가 개발한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정서 인식과 함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준을 측정하는 내용이다. 한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가톨릭대 정윤경 교수는 “미국 연구 결과를 보면 만 6살 아동들 대부분이 이 테스트를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며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만 6살 아동들도 미국 아동들처럼 이 테스트를 쉽게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영수예요. (가리킨다) 영수 삼촌은 지금 막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셨어요. 삼촌은 영수에게 장난감 총을 사다주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삼촌이 가지고 온 것은 책이에요. 영수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천천히) 영수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장난감 총이에요. 하지만 영수는 자기 기분을 숨겨야 해요. 왜냐하면 만약 삼촌이 영수의 진짜 기분을 알면, 다시는 영수에게 선물을 사주지 않을 거거든요.

기억 확인: 삼촌은 영수에게 무엇을 사줬나요?

(맞는 대답: 책. 만약 아이가 틀린 대답을 했다면 이야기를 다시 들려준다.)

영수의 진짜 기분을 알게 되면, 삼촌은 어떻게 할까요?

(맞는 대답: 삼촌은 영수에게 다시는 아무것도 사주지 않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틀린 대답을 했다면 이야기를 다시 들려준다.)

문제: 삼촌이 책을 주었을 때 영수의 진짜 기분은 어땠을까요? (가슴을 가리킨다) 기뻤을까요? 슬펐을까요? 아니면 그냥 그랬을까요?

(주의: 실험자가 감정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이가 대답하지 못한다면 선택 사항을 다시 말해준다.)

삼촌이 책을 주었을 때, 영수는 어떤 얼굴을 했을까요? 기쁜 얼굴, 슬픈 얼굴, 기분이 그냥 그런 얼굴.

_____ 기쁜 얼굴 _______ 슬픈 얼굴 ________ 기분이 그냥 그런 얼굴

(자료 제공: 가톨릭대 정윤경 교수)


출처 : 한겨레21 - 당신은 ‘로봇’을 키우고 있다 에서 발췌

지금 조카 주연이가 만6살이라 이걸 읽고 똑같이 해봤다. 처음에는 주연이가 잘 맞출거라 생각해서 맞추면 잘 했다고 칭찬해주려고 문제를 대충 외우고 있는데, 문제를 보면 볼수록 '6살짜리 애가 이걸 잘 알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직관적이고 똑똑한 면이 있다. 하지만, 어른들도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는 건 잘 못하지 않는가. 게다가 이건 뭔가를 읽고 보고 맞추는 게 아니라 한 번 듣고 바로 맞춰야 할 뿐더러 들으면서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6살짜리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통과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물론 주연이도 잘 맞췄다. 백점! :)

다 풀고 나서 한참 후에 주연이가 물어본다.

주연이 : 삼촌, 아까 그 문제… 잘 못맞추는 아이들도 있어요?

나 : 아마도 그러겠지?

주연이 : 왜요?

나 : 글쎄, 맨날 TV만 보고 친구들하고 안 놀아서 그런 거 같아. TV 보면 막 떼쓰고 그런 아이들 나오는 거 봤지?

주연이 : 예.

나 : 아이들은 컴퓨터 많이 하고, TV 많이 보고 그러면 안 좋대. 그래서, 삼촌이 너네들 컴퓨터 앞에 가면 얼른 나오라고 하는 거야.

주연이 : 저는 (컴퓨터 만지지 않고) 그냥 보기만 하는 거예요.

나 : 그래, 주연이는 책 보는 거 되게 좋아하지?

주연이 : 예, 저는 책 보는 게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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