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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 sound

펑크 밴드의 월드컵 응원가

예전부터 적으려고 했던 건데, 그냥 넘어가기 뭐해서 간단히 한마디. 사실 개인적으로 올해와 4년 전의 월드컵 기간 동안 응원가와 관련되어 가장 어색했던 건 신해철도 윤도현도 아니었다. 그건 바로 크라잉 넛.

내가 아는 크라잉 넛, 그들은 90년대 중후반 혜성처럼 등장해 일순간에 펑크씬을 평정해버린 - 정확하게 말하자면 펑크씬을 평정한 곡 "말달리자"를 발표한 밴드이다.



크라잉넛 - 말달리자

이러다가 늙는 거지 / 그 땔 위해 일해야 해 / 모든 것은 막혀 있어 / 우리에겐 힘이 없지 / 닥쳐 / ... / 우리는 달려야해 거짓에 싸워야해 / 말달리자

이와 같은 가사를 수천번도 더 부르짖었던 락 밴드가 어느날 갑자기 오 필승 코리아필살 Offside, 박주영을 위한 The Hero, 심지어 독립군가를 부르는 걸 보니 기분이 좀 묘해졌다.

얘네가 '우리에겐 힘이 없다며 그렇지만 바보놈이 될 수 없다며 거짓에 싸우고 말 달리자던' 그 때 그 애들 맞나 싶은 느낌. 아무리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도 그렇지... 아니지, 이게 바로 우리나라 군대의 위대함인가? 뭐랄까, 신해철이나 윤도현이 응원가를 부르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차원의 어색함이었다.

하긴 펑크 밴드가 부르는 애국심 고취, 월드컵 찬양 노래들이 어색해 보이는 게 이미 요즘 시대에 구식이고 유치한 발상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물 건너 펑크를 우리나라의 펑크와 동일시 하는 걸 보고 웃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렇다면 이건 월드컵의 위대함일까, 군대 (군복무)의 위대함일까. 아니면, 거창하게 우리나라 국가주의 재등장의 서두? ^^ 혹은 그냥 한 펑크 밴드가 무기 (펑크 정신)를 내려놓고 어른이 된 걸지도.



Marilyn Manson - Rock Is Dead

크라잉 넛의 최초 라인업은 쌍둥이 형제인 이상면(기타, 보컬)과 상혁(드럼, 보컬) 그리고 박윤식(보컬, 기타), 한경록(베이스, 보컬)으로 이루어진 4인조.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김인수는 당시엔 멤버가 아니었으나 후에 정식멤버가 되었다.

1996년부터 홍대 앞 클럽 '드럭'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1996년 발표된 <Our Nation 1집>에 수록된 "말달리자"로 한국 펑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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