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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 world/and more

이미지 신경쓰고 돈으로 해결하는 사회


위의 지하철 광고는 지금 내가 가진 사진이 저거 밖에 없어서 올린 건데, 저것과 비슷한 광고 중에 예절 운운 하면서 공중도덕을 지키자는 광고가 있어. 그 중의 하나는 길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거야. 그런데, 담배꽁초를 버리면 벌금을 내는 건 법을 어겨서 내는 거지, 도덕을 지키지 못해서가 아니잖아? 그런데, 그런 식으로 광고를 해.

하긴 저 광고도 그래. 지하철 문에 가방이 끼면 이미지를 구기니까 저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웃긴 거 아냐? 다른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피해를 주고, 심지어는 사고의 위험까지 있으니까 하지 말아야 하는 거지 고작 이미지 구기니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삼성의 회장님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는 것도 웃겨. 법적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잖아. 도의적인 책임만 지겠다는 거지. 그런 어마어마한 불법을 저질렀으면 구속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고 난 다음에 도의적인 책임은 지고 싶으면 지던가 말던가.

불법으로 차명계좌를 만들고 세금을 포탈했으면서 법적인 처벌은 받지도 않을 뿐더러 그 돈을 왜 좋은 일에 쓰겠대? 솔직히 그 돈을 내놓는다는 것도 웃긴 것 같아. 제대로 처벌 받고 내지 않은 세금 다 내면 되지 뭘. 처벌은 안 받겠다 하면서 돈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거잖아. 하긴, 벌써부터 그 돈을 어떻게 하면 쓸 수 있나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

완전 가오나시라고 생각해. 황금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사람들을 먹어치우는 거지. 미디어들도 법적인 책임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도의적인 책임 - 내놓는 돈이 얼마이고,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쓰일지에 대해서 예측하고, 삼성이라는 기업의 권력구조가 어떻게 재편될 건지에 대해서만 신경 쓰잖아. 그러는 사이 엄청난 불법을 저지른 아버지와 아들은 '우릴 잠시 잊어줘'라며 돈을 던지고 도망가고 있는 거고. 처벌은 누구도 할 생각이 없고.

뭐 어때, 몇 천억으로 삼성은 온갖 티를 다 내든 말든 좋은 일만 하면 되고, 범죄를 저지른 부자는 잠시나마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나타나서 세계일류기업을 다시 운영하면 되고, 사람들은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래, 역시 돈이야. 돈이면 안되는 게 없어' 라고 생각하며 돈만 밝히며 살면 되고, 거짓말을 하든 불법을 하든 열심히 돈 벌고 성공해서 대통령도 하면 되고… 뭐 그렇게 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