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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주연이: 그런데, 스파이더맨이… 원래 조카들은 TV를 거의 안 본다. 가끔 비디오를 보고, ebs를 잠깐 볼 뿐이지. 케이블은 명절 때나 한 번 볼까 말까. 그런데, 얼마 전 어찌어찌 하다가 우연히 OCN을 보게 되었고, 마침 이 방영되고 있었나 보다. 주연이 : 삼촌, 저 오늘 스파이더맨 봤어요. 나 : 그래? 어디서? 주연이 : TV에서요. 누나 : (멀리서) 오늘 OCN을 잠깐 봤거든. 나 : 그랬구나. 재밌었어? 주연이 : 네! 그런데… (한참 스파이더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연이 : 삼촌- 스파이더맨이 처음에는 거미줄을 잘 못 쏘고 그러다가 연습을 하니까 잘 쏘게 됐어요. 나 : 맞아. 그렇지. 뭐든지 열심히 연습하면 잘 할 수가 있어. 주연이 : 그런데, 만약에 스파이더맨이 진짜 거미처럼 X구멍에서 거미줄이 나가면 웃.. 더보기
도연이: 왜 삼촌 얼굴은, ebs를 틀어놓고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도연이가 나를 잡고 물어본다. 도연이 : 삼촌~ 나 : 응? 도연이 : 삼촌 얼굴은 왜 동그랗게 안 생겼어요? 나 : 그럼 어떻게 생겼는데? 도연이 : (손을 위로 쭉 뻗으며) 삐죽~! 나 : 으하하하하- 그럼 도연이 얼굴은 어떻게 생겼는데? 도연이 : (손으로 원을 그리며) 동~그랗게. 으음;;; 길다 이거지… -_- 더보기
도연이: 달님이 밉다? 며칠 전 밖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 멀리 떠있던 초승달을 보고 도연이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연이 : 삼촌 저어어어기 손톱달이 떴어요. 나 : 응, 그래. 저건 초승달이라고 하는 거야. 초.승.달. 도연이 : 초.승.달. 나 : 그래, 우리 도연이 잘 하네. 조금 후 도연이 : 삼촌, 그런데… 만약에… 달님이 여러 개 있으면 나도 갖고, 주연이 언니도 갖고, 승연이 언니도 가질 수 있는데… 하나 밖에 없어서 (그렇게 못하니까) 밉다. 나 : 달님이 미워? 도연이 : 네. (입을 삐쭉 내밀면서) 하나 밖에 없으니까. 많이 있으면 모~~두 가질 수 있는데 하나 밖에 없으니까. 나 : 도연이는 달님이 갖고 싶어? 도연이 : (말 없이 고개만 끄덕끄덕) 나 : 그런데, 도연이가 가지면 주연이 언니랑 승연.. 더보기
연말에 도연이에게 들은 말 사실 제목은 [연말, 프로포즈] 정도 될텐데, 이런 식으로 적으면 또 이상하게 검색엔진에 걸려서 뭔가를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본의 아닌 낚시질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각설하고. 저녁밥을 먹고 매형이 감을 깎는다. 조카들은 포크를 하나씩 들고 맛나게 감을 먹었고, 나는 좀 뒤늦게 거실에 나가 감을 먹는데, 도연이 (4살)가 나를 보면서 한 마디 한다. 도연이 : (크크크 웃으면서) 삼촌이랑 결혼하고 싶어요~ 나, 누나, 매형 : 하하하하하~ 한참을 웃는데 주연이가 쐐기를 박는다. 주연이 : 도연이 네가 어른이 되면 삼촌은 어른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되잖아. 그러니까 결혼할 수 없어. 나, 누나, 매형 :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연말에 받은 프로포즈 끝. :) 도연이 더보기
승연이 - 멋진 성 같아요 며칠 전 승연이와 도연이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을 나갔었다. 오후에 나갔는데 해가 점점 빨리 떨어지는 요즘이라 돌아올 때 쯤에는 이미 뉘엿뉘엿 해가 지고 건물들에 불들이 켜지고 있었다. 승연 : (멀리있는 무언가를 보더니 갑자기 얼굴이 밝아지며) 와~ 성이다. 나 : 응? 어디? 승연 : (손가락으로 쭈욱 가리키며) 저기 멀리 (보이는 게) 성이예요? 가리킨 곳을 보니 상아빛을 띈 유리 재질로 만든 듯한 뾰족한 지붕의 건물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엔 하얀색 불이 켜진 십자가. 나 : 저게 성 같아? 승연 : 네. 저기에 공주님이랑 왕이랑 살아요? 나 : 그렇게 보여? 정말… 핑크색과 공주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보일 것도 같다. 으리으리하고 뭔가 멋진 게 있을 것처럼 보이는 동화 속의 성. 분명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