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부족한 사람이란 걸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 크게 느낍니다. 제가 노력하며 살아야 할 이유지요.
사람들은 다들 어떨 때는 부족하고 어떨 때는 충만하고, 은혜롭기도 하고 비열하기도 하고, 너그럽기도 하고... 그런 변신 아닌 변신을 잘해야 세상을 잘 산다는데, 조화를 잘 부려야 잘 산다는데 저는 아직 그런 것에도 부족한 것 같고.
(두서 없는 이야기 계속 읽기) " tt_lesstext=" " tt_id="1">
작년에서야 제가 사는 세상이 정말 '자본주의가' 활개치는 세상인 걸 느끼게 된 저는 느리긴 엄청 느린가 봅니다. 세상은 자꾸만 저에게 무언가 되라고, 무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는 느낌을 이제서야 받으니 말이죠. (엄밀히 말아면 저를 밀쳐내는 게 아니라 현대를 사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밀쳐내는 것이지만 말이죠.) 게다가 금전적 바탕은 기본이어야 하는 거고요.
종종 정말 잘 지내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합니다. 세상의 정의에 대해서도 자기 주관을 가져야 하고 (완벽한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신경을 끊어야 되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 (결국은) 자기 합리화를 잘 시키든지 합리화를 시킬 정도로 상황을 확대 해석하지 못하는(안하는) 사람이든지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 며칠 전 함께 사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정의'라는 것에 대해서도 잠깐 농담처럼 주고 받았는데 '비굴하고 비열하게 지냈지만, 그 사람으로 인해 몇 대째 떵떵거리는 사람들이 두 눈 부릅뜨고 잘 살고들 있지 않느냐'는 거였지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 전에- 가만히 있는 걸 못견뎌하고, 자기에게 확실한 이득이 되는 어딘가에 가야하고, 먹어서 기분이 좋아져야만 하는 무언가를 먹어야 하고, 스스로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경험해야만 하고, 자기에게 도움이 꼭 되는 누군가를 만나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뜻을 거스르면 안되고, 내가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고,
가만히 있으면 뒤쳐지고, 내 짧은 인생 왜 즐겁게 살지 못하는가에 대해 괴로워 해야 하고, 오늘은 바다에 내일은 산에 가고 싶어해서 열병에 들뜨고.
그냥 살면 안되는 건가요? 꿈을 쫒으며 자기 내부에 있는 희망을 키우며 산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 때로 '중독' 같아요.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세워놓고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못견뎌서 부들부들 떠는 중독자들.
반대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 잘 될 거야'라고 할 수 밖에 없거나, '괜찮아, 별 일 아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렇지만 제 이야기는 진심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차마'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행복한 척', '괜찮은 척'하는 사람들.
우리가 무슨 무슨 인형인가요? 부족할 수도 있지 않나요? 사는 동안 좀 불행할 수도 있지요. 채워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런데 세상에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됩니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 별로 매력 없어요.
다분히 폼을 잡는 대사이긴 하지만, 의미만으로 보면 지금 제가 원하는 생활의 한 측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고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요. ^^)
작년엔, 호주에 오고 나서 몇몇 이유 때문에 홈페이지에 제 생각에 대한 이야기는 자제하고, 국민학생 마냥(^^) 형이하학적인 이야기들을 주로 했지만 올해는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건 그래도 제 집인데, 제가 제 집에서는 편하게 있어야지요. 오늘도 그런 이야기의 일환이구요. 뭐, 이렇게 적어놓고 또 매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선언은 그렇습니다. :p
(좀 늦었지만) 모든 분들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세상을 살고, 진심으로 인생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가지 더 있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만큼 나 아닌, 너 아닌, 우리 아닌 것들(사람들)에 대한 사랑 또한 좋을 듯 합니다.